레고 재테크 수익률 분석 - 레고로 재테크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레고 재테크의 세계

최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술품, 스니커즈, 위스키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대안 투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물 자산 투자들 중에서 레고 재테크는 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단순한 수집을 넘어, 레고가 어떻게 자산 가치를 가지는지, 그리고 실제 수익률과 리스크는 무엇인지 자세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레고가 '투자 자산'이 되는 매커니즘

레고 재테크(일명 레테크)의 핵심 원리는 간단합니다. 그 원리는 바로 단종과 희소성입니다.

주식은 기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늘릴 수 있지만, 레고는 한번 단종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개체 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반면, 어릴 적 향수를 가진 어른들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급은 끊겼는데 수요는 늘어나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장입니다.

특히 레고사는 제품의 생산 주기를 보통 2~3년으로 잡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예외 없이 단종시키기 때문에, 단종 직후부터 단종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합니다.


2. 데이터로 보는 레고 재테크 수익률

러시아 국립 고등경제대학의 빅토리아 도브린스카야 교수팀이 1987년부터 2015년까지 2,300여 개의 레고 세트 수익률을 분석한 논문이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레고의 연평균 수익률: 약 11% (인플레이션을 상회)
  • 이는 같은 기간의 미국 대형주나 금의 평균 수익률을 능가하는 수치입니다.
  • 심지어 2008년 금융 위기 때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 동안에도 레고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경기를 타지 않는 자산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박 사례로 꼽히는 <카페 코너(10182)> 모델의 경우, 2007년 발매 당시 가격은 약 15만 원 선이었지만, 현재 미개봉 새 제품(MISB)은 300만 원을 호가합니다.

무려 2,000%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3. 어떤 레고가 돈이 될까?

모든 레고가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제품을 사뒀다가는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됩니다. 투자가치가 높은 제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성인 타겟의 대형 제품: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시티'나 '프렌즈' 시리즈보다는, 부품 수가 많고 전시 효과가 뛰어난 '모듈러(건물)', '테크닉', '스타워즈 UCS' 라인이 유리합니다.
  2. 확실한 지식재산권: 스타워즈, 해리포터, 마블 등 강력한 팬덤이 있는 콜라보 제품은 가격 방어가 잘 됩니다.
  3. 상태는 무조건 MISB: 'Mint In Sealed Box', 즉 박스를 뜯지 않은 새 제품이어야 합니다. 박스의 구겨짐 하나가 수십만 원의 차이를 만듭니다. 레고 투자는 조립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박스 채 보관하는 인내심의 싸움입니다.

4. 레고 재테크의 치명적인 단점

레고 투자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있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수익 인증만 보고 뛰어들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 공간 비용: 주식은 계좌에 숫자만 찍히지만, 레고는 물리적 공간을 차지합니다. 1,000만 원어치 레고를 사면 방 하나가 가득 찹니다. 집값이 비싼 한국에서 레고 보관료를 따져보면 수익률이 확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낮은 환금성: 주식은 클릭 한 번으로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레고는 중고 장터에 올리고, 협상하고, 파손되지 않게 꼼꼼히 포장해서 택배를 보내야 합니다. 현금화하는 데 며칠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습니다.
  • 재발매의 공포: 드물지만 레고사가 전설적인 단종 제품을 똑같이 혹은 더 좋게 다시 찍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기존 구형 제품의 시세는 그야말로 폭락합니다. (예: 타지마할 재발매)